📸 전시 준비 체크리스트
– 작품 선정부터 출력, 액자까지
사진을 촬영하는 것만큼 어려웠던 게 전시 준비를 하는 거였다. 작품 선정부터 액자로 제작하기까지 꽤 많은 부분을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예상보다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실제로 정리해 둔 체크리스트 중, 가장 첫 단계인 작품 선정부터 출력, 액자 준비까지의 내용을 공유해보려 한다.
1. 작품 선정 및 편집
📌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어떤 사진을 보여줄 것인가’이다.
내가 가진 최상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개별의 작품이 좋은 게 중요한 만큼, 전시 전체 흐름에 어울리는 사진인지도 봐야 한다. 작품 개수가 정해져 있거나 단체전에 거는 소량의 작품이면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만 개인전이라면 작품수만큼 고민도 커진다.
- 먼저 전체 콘셉트를 명확하게 하면 주제, 분위기, 감정의 흐름이 잡히고 작품 셀렉의 기준도 명확해진다.
- 사진을 나열하는 순서도 고민해보면 좋다. 관람객이 어떤 순서로 작품을 보게 될지를 생각하며 배열해 보면 전시가 더욱 설득력 있게 완성된다.
- 최종 셀렉 과정에서는, 단순히 예쁜 사진을 고르는 게 아니라 작품 간에 어울리는 색감, 톤, 구도를 고려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와 비슷하다.
2. 출력 및 인화
📌 작품을 선정했다면, 출력을 할 차례다.
나중에 직접 보면 알겠지만 컴퓨터 화면에서 보이는 것과 종이에 인화되어 걸리는 것은 느낌이 꽤 다르다. 직접 인화를 할 게 아니라면 인화물이 내가 작업한 그대로를 잘 구현해 주느냐가 중요해서 나와 잘 맞는 업체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인터넷을 통해 인화 업체를 검색해 보고 한 번씩 테스트 프린트를 맡겨보는 게 좋다. 프린트 작업 시에 내가 직접 옆에서 보면서 색감이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면 베스트지만 그게 어렵다면 테스트 프린트는 필수다.
- 출력 전에 파일을 점검한다. 색공간은 CMYK가 아닌 RGB로 하면 된다.
- 먼지 등의 작은 디테일 하나가 인화 후에 크게 보이기도 해서 모니터에서 한 번 더 체크하는 게 좋다.
- 프린트 방식을 선택한다. 작업에 따라 (디지털)c-print(화학 반응 기반의 인화지 사용, 전통 방식)와 pigment print(잉크젯-안료)가 있다. (giclee와 archival이란 용어도 쓰이는데 인화 방식이 아예 다른 건 아니다) 부드러우면서 자연스러운 톤, 사진 특유의 깊이감을 가진 점이 c프린트, 보존성이 강하고 색감에 깊이가 있다는 점을 피그먼트 프린트의 특징으로 꼽는다. 업체마다 보유하고 있는 기계가 다를 것이므로 문의를 해보고 업체를 정하거나, 업체를 정하고 그 업체가 가진 프린트 방식을 따를 수도 있겠다.
- 출력 사이즈를 결정한다. 150-300dpi로 출력할 수 있는 최대의 크기 혹은 원하는 사이즈로 결정할 수 있는데, 사진의 특성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1m가 넘는 대형 인화가 아니라면 150 dpi보다 낮추는 것은 화질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는다. 대형 인화라면 그만큼 보는 사람과 작품의 거리가 멀어서 해상도가 좀 더 낮아도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간혹 전시회에 가보면 해상도가 많이 떨어져 보이는 사진이 있기도 한데, 무조건 사이즈가 크다고 다 좋아 보이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자신의 작품에 어울리는 사이즈로 결정하고, 그 밖에도 공간의 크기, 작품 간 간격, 감상 거리 등을 고려해서 적당한 크기를 고르면 된다.
- 그리고 종이 선택. 광택지, 매트지, 파인아트지 등 다양한 용지가 있는데, 작품의 분위기나 질감 표현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은 아니지만 광고 사진이나 르포 사진과 같은 분야에선 광택지, 파인아트 계열 사진은 파인아트지를 많이 본 기억이 있다.
3. 액자
📌 출력까지 했다면 액자만 고르면 된다.
물론 액자를 무조건 해야하는 건 아니다. 만약 액자를 걸고 싶지 않다면 인화지 그대로 전시하는 방법도 있는데, 전시장의 벽에 종이를 부착하는 게 경우에 따라 조금 번거로울 수 있다. 핀을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을 해두는 게 좋고, 핀이 어렵다면 블루텍과 같이 벽에 손상이 가지 않는 접착 방법도 있다. 다만 추후에 제거할 때 인화지에 손상이 갈 수 있다.
- 나의 작품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액자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선명한 색과 보존 기간을 생각해 디아섹을 선택하는 작가들도 많고, 클래식하게 원목 프레임 혹은 알루미늄 프레임, 캔버스를 선택하기도 한다. 값과 보존 기간도 생각해야겠지만 결국 작가의 취향이나 작품에 달렸다. 액자 종류는 너무 많기 때문에 다른 전시회에 갈 때마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마음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매트를 넣을지, 유리(아크릴) 유무, 와이어나 고리 부착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유리는 전시장 조명에 따라 반사가 생길 수 있어서 확인해 보는 게 좋다. - 액자 제작은 여유 있게 미리 맡기는 걸 추천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수정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나도 이전에 액자를 맡겼다가 실수가 생겨서 다른 업체로 바꾼 적이 있었다. 아무리 잘 한다는 업체여도 나와는 맞지 않을 수가 있으니 기간을 여유롭게 잡는 게 좋다.
사진작가로서의 전시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작업을 세상에 전달하는 하나의 확장된 표현 방식이다.
혼자 준비하기 막막해도, 하나씩 체크리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전시 스타일이 정리되고, 그만큼 성장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 나중엔 전시 기획을 직접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앞으로 전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각 항목 별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따로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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