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작성법 – 작품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작가노트에 참고할 만한 예시. 마리아 스바르보바, 우에다 쇼지 전시 中

 

 

 

1. 작가노트란?

 

작가노트는 작품 설명서 같은 역할을 한다. 공모전이라면 주최 측에, 전시가 확정되었다면 잠재적(마케팅을 위한 노출을 통해) 혹은 실제 관람객에 공개되는(선택에 따라) 글이어서 작품의 배경, 의미, 제작 의도 등 관련 내용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할지, 얼마나 길게 적어야 할지 등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일단 분량으로 따지면, 반드시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문장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글이 너무 길면 읽는 사람이 중간에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혹은 취향마다 다르겠지만, 특히, 요즘처럼 짧고 명확한 콘텐츠가 선호되는 시대에는 짧지만 강한 인상을 주는 글이 더욱 유리할 수 있다.

용어 선택과 표현도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작가노트를 읽는 사람들은 작품에 관심이 있고, 작가의 의도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할 거다. 하지만 난해한 용어나 지나치게 감성적이거나 철학적인 표현이 반복되면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다. 쉽게 읽히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무엇보다, 나 역시 항상 글을 쓸 때 생각하는 부분인데, '굳이 사전과 네이버를 검색하면서 내 글을 읽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게 중요하다. (전혀 사용을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고, 그만큼 잘 읽힐 수 있도록, 그래서 나의 작품에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는 거다.)

 

✅ 작가노트 작성 시 고려해야 할 요소

• 작품의 의미: 작품이 담고 있는 감정이나 메시지는 무엇인가?
• 작품을 만든 계기: 왜 이 작업을 하게 되었는가?
• 작업 방식: 어떤 기법이나 표현 방식을 사용했는가?
•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 작품을 보는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길 바라는가?

 

✏️ 작가노트 작성 팁

1.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촬영 당시의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적는다. 다만, 지나치게 감정적인 문장은 주의한다.
2. 미사여구를 줄이고 담백하고 명확한 문장을 사용한다.
3. 반드시 정답이 있는 게 아니므로, 자신의 작품 스타일과 가장 어울리는 방식으로 적는다.
4. 1인칭(‘나’)과 3인칭(‘작가’) 중 편한 방식을 선택해 작성한다.

 

4번은 나도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1인칭과 3인칭은 느낌이 좀 다른데 위 사진 속 문장들을 예로 들면,

'나는 건조한 사막과 산 사이의 대조적인 색감을 강조하며 인간과 자연이 독특하면서도 조화롭게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작품에 담아내려 했다.'

이 문장은 어쩐지 작가의 목소리로 직접 작품 설명을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반면, '우에다 쇼지의 따뜻하고도 아련한 일련의 컬러 사진들은 조그마한 코닥 카메라를 손에 들고 다니던 자신의 소년 시절을 향한 노스탤지어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 문장은 작가와 사진에 대한 객관적인 묘사가 제3자에 의해 설명되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작가노트가 감정 중심적이라면 1인칭이 잘 어울릴 것 같고, 객관적 설명과 묘사에 집중되어 있다면 3인칭이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물론 나의 의견일 뿐이다 ^ ^;

 

작가노트는 정해진 정답이 있는 글은 아니다. 위에 고려할 점들을 나열해 두었지만 모든 요소를 반드시 포함할 필요는 없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과 조화를 이루는 글을 쓰는 것이므로 작품 세계와 작가의 성격이 담기면 충분하다. 또한, 앞서 얘기했듯 전문적인 이론이나 철학적 개념을 담아야 할 경우,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하면 더 효과적이며 많은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을 거다. 단순히 멋진 문장을 쓰는 게 아니라, 작품을 만들게 된 과정과 감정을 진솔하게 담는 것이 좋은 작가노트의 핵심이다.